[그림이 있는 아침] 보이는 소리, 들리는 색

입력 2014-06-02 05:05
백순실 展(20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로 금산갤러리·02-3789-6317)

음악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클래식 감상을 일상화하고 있는 백순실 작가는 마음에 담은 선율을 화면에 옮긴다.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 F장조 Op.68’을 보자. 푸른 숲과 붉은 대지가 어우러졌다. “전능한 신이여. 숲 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나무들은 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숲 속 언덕 위의 이 정적이여….” 자연에 파묻혀 매일매일 산책한 베토벤의 기도가 들리는 것 같다.

서울대 회화과를 나온 작가는 1970년대 대학로의 ‘바로크’ ‘르네상스’ ‘필하모니’ 등 음악감상실과 ‘돌체’ ‘학림다방’ 등 음악다방에서 추억을 쌓았다. 90년대에는 음악을 테마로 10년간 세계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지금도 음악회를 자주 찾는다. 이런 경험이 그림의 자양분이 됐다. 말러, 차이코프스키, 브람스, 모차르트 등 음악가들의 명곡을 작품을 통해 들려준다. 소리를 보고 색을 들을 수 있는 화음(畵音)을 선사한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