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덩달아 의사와 상의도 않고 임의로 탈모 치료제를 선택하거나 잘못 복용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회장 임이석)가 최근 탈모 환자들을 돕기 위해 개발한 ‘올바른 탈모 치료제 복용 수칙’을 소개한다.(그림 참조) 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탈모 치료 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탈모 치료제를 사용하되, 절대 남용하지 말아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의 진료 후 올바른 치료계획을 짜라=머리가 벗겨지는 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실제 탈모 유형은 저마다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다. 한 예로 정수리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증상은 ‘확산성 탈모’와 ‘남성형 탈모’에서 모두 나타나지만,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법도 각각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확산성 탈모의 공식 병명은 ‘휴지기 탈모’다. 대개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 약물 복용, 임신, 전신질환 등에 의해 유발된다.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선 이들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를 복용하면 발모 촉진 및 탈모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휴지기 탈모에 효과적인 약물은 남성형 탈모엔 효과가 없다. 반대로 남성형 탈모 치료제도 휴지기 탈모엔 소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탈모 치료 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먼저라고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남녀유별, 성별로 따로 사용하는 게 좋다=탈모 치료제는 이른바 ‘남녀유별’(男女有別)이다. 남성형 탈모가 여성에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치료제는 남성용과 여성용이 구분돼 있다. 이는 성별에 따라 권장되는 치료제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최근 대한피부과학회가 발표한 남성형 탈모 진료지침에 따르면 남성에겐 ‘프로페시아’ 등 피나스테리드 제제(1㎎)와 5% 미녹시딜 제제가, 여성에겐 주로 바르는 약으로 2∼3% 미녹시딜 제제나 알파트라디올 제제가 권장된다.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장기간 사용 시 남성형 탈모의 경우 70∼80% 이상 개선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여성은 같은 남성형 탈모 유형이라도 이 수준의 탈모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가임기 여성이 복용할 경우 태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녹시딜 제제는 남녀 모두 사용 가능하나 남성은 5%, 여성은 2% 혹은 3% 제제가 주로 권장된다.
◇정량 사용이 원칙, 정확하게 복용해야=어떤 이들은 좀 더 빨리 효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약의 용량을 임의로 조절하기도 한다. 절대 해선 안 될 일이다.
피부과 전문의의 승인 없이 경구용(먹는) 탈모 치료제의 용량을 환자 임의로 가감하면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자연히 탈모 치료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먹는 탈모 치료제를 처방 받았을 때는 정량 복용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먹는 탈모 치료제의 대표 격인 피나스테리드 제제(1㎎)는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하는 약이다. 바르는 미녹시딜 제제도 하루 총 투여량을 2㎖, 알파트라디올 제제는 3㎖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대개 미녹시딜 제제는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알파트라디올 제제는 아침이든, 저녁이든 하루에 한 번만 사용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한편 피부가 탈모 치료 약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잔털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녹시딜 제제 등 바르는 약을 사용할 때는 탈모 치료 부위 외에 약물이 묻은 부위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는 최근 성행하는 모발이식수술 전후에도 필요하다. 탈모 치료제가 이식 모발의 생착 및 발모를 촉진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효과 빨리 보고 싶다고 과용땐 부작용” 올바른 탈모 치료제 복용 수칙
입력 2014-06-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