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리’, 척추질환자에겐 되레 ‘毒’

입력 2014-06-02 05:05
요통 완화를 위해 거꾸리로 운동하는 모습. 부천하이병원 제공

요통 완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운동기구 ‘거꾸리’가 오히려 척추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거꾸리는 상·하체를 거꾸로 취한 자세로 몸을 매달아 골격근을 잡아당기는 운동기구다. 영어권에서는 ‘인버젼 테이블(Inversion Table)’, 중화권에서는 도립기(倒立機),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거꾸리로 불린다. 상체 하중으로 압박을 받던 척추를 거꾸로 당기는 견인효과가 있어 요통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 거꾸리의 요통완화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허리디스크, 척추분리증 등 척추질환자에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물리치료협회(APTA)는 최근 요통 환자들을 대상으로 12주간 거꾸리 운동을 통한 견인치료를 실시하고 통증 개선 및 만족도 정도를 A, B, C 등급으로 평가한 결과 평균 C등급으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거꾸리의 요통완화 효과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얘기다.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신필재 소장은 “거꾸리를 장시간 사용하면 오히려 척추가 과도하게 젖혀져 통증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허리디스크, 척추분리증, 척추압박골절 환자들은 거꾸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요통을 없애기는 커녕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요통을 완화하고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거꾸리보다 차라리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1989년 ‘요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운동법으로 걷기운동을 적극 권장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