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 한류’와 ‘관심’
김장실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이 던진 두 단어다.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충분히 사상 첫 8강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과 함께 ‘8·8’ 신화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시간여 동안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관심’이었다.
-일반인들에겐 휠체어농구가 낯설다. 일반 농구와의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일반 농구와 비슷하다. 다른 점은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한다는 것이다. 또 장애 등급을 분류해 경기를 한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휠체어농구의 묘미는.
“유럽 선진국에선 일반 농구보다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프로팀이 운영될 정도로 휠체어 농구 인기가 높다. 휠체어농구가 굉장히 박진감 있고, 일반 농구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저렇게까지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서구 선진국에서 열리던 대회를 우리나라가 개최한다는 것은 휠체어농구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장애인 체육계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선수와 코치진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장애인 체육 이벤트를 활성화시키고 장애인 체육 시설도 대폭 확충해 우리보다 못한 국가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이익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국내 휠체어농구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내 휠체어농구 현실은 말 그대로 열악하다. 장애인 19개팀(여자 2팀 포함), 비장애인 11개팀(여자 1팀)이 전부다. 특히 순수 실업팀은 서울시청팀 1곳이 전부다. 대부분 장애인의 몸으로 일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경기 때마다 회사에 휴가를 얻는 것도 어렵다. 일본의 경우 순수 실업 휠체어농구팀만 1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휠체어농구 대표팀의 8강 진출 가능성은.
“이번에는 8강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개최국의 이점을 잘 살려 8강 그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른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제일 큰 문제는 무관심이다. 여기에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경기장이 텅텅 빌까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해 우리 국민 특히 경기도민과 인천시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8강에 진출할 경우 월드컵 응원을 휠체어 농구장에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시절 이명박 당시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일화가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08년 장·차관 워크숍에서다. 이동관 당시 공보수석이 워크숍이 끝난 뒤 저녁 자리에서 노래 한 곡 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 하도 졸라서 기러기 아빠를 불렀다. 이 전 대통령 옆에 있던 분의 전언에 따르면 방송국에서 콘텐츠로 만들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대중가요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이미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 대중가요 관련 책을 거의 다 집필했다.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끝으로 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평가해달라.
“전반적으로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경제력·군사력 같은 하드파워에 비해 국제적으로 떨어진다. 소프트파워 중심인 문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문화 원류를 발굴해야 하고 이를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는 노력들이 강화돼야 한다. 이제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만나는 창조경제가 중요하다.”
김장실 위원장은…
1955년 경남 남해 출생
1979년 영남대 행정학과 졸업
1992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졸업
2006년 문화관광부 종무실장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2009년 예술의전당 사장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yskim@kmib.co.kr
“8·8 신화에 도전… 성공적 개최 위해 국민 관심 절실”
입력 2014-06-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