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텐트 하나로 도심서 짧고 진하게∼

입력 2014-06-02 05:05
올여름에는 한강변 등 도심에서 피크닉처럼 캠핑을 즐기는 어반 데일리(urban daily) 캠핑이 뜰 것으로 보인다. 빈폴아웃도어 제공
재미있는 동물 문양이 그려진 어린이용 텐트. 블랙야크 제공
혼자서 산에서 즐기다 비박을 하는 백패킹족을 위한 1인용 텐트. 마운티아 제공
여성 캠퍼들을 겨냥해 감성을 더한 텐트. 코오롱스포츠 제공
이번 주말은 그야말로 황금연휴다. 4일은 지방선거로 임시 공휴일이고, 5일을 재량휴업일로 쉬는 학교도 많아 길게는 5일의 휴일이 예상된다. 이미 휴양림이나 리조트 객실은 예약 완료된 상태다. 해외로 떠나는 비행기 좌석도 만석이다. 아직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아 괴로운 연휴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면 지금 당장 텐트를 챙겨라.

“텐트만 있으면 된다고? 아파트라 펴놓을 마당도 없는데…” 걱정 마시라. 집에서 가까운 강변이나 공원, 산기슭 등 텐트를 펴놓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짧지만 즐거운 캠핑을 즐긴다면 올여름 레저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휴양림이나 바닷가 등에 자리 잡은 캠핑장을 찾는 오토캠핑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도심에서 짧고 진하게 즐기는 어반 데일리(urban daily) 캠핑이 뜨고 있다.

트레킹 전문 아웃도어 ‘센터폴’ 사업부 윤재익 총괄이사는 “올여름에는 최소화된 장비로 한강이나 서울 근교 숲, 음악 페스티벌에서 소풍 같은 ‘캠프닉’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캠프닉은 캠핑+피크닉의 합성어로, 피크닉과 같은 캐주얼한 캠핑을 가리킨다. 가볍게 즐기는 캠프가 늘어나면서 여성들과 어린 캠퍼들의 참여도 크게 늘고 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 스포츠 레저팀 남건우 팀장은 “어반 캠핑과 함께 백팩킹, 감성캠핑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면서 “백패킹은 백팩(배낭)에 경량화된 캠핑 장비를 가지고 가서 산행 중에 비박(야외 취침)을 하는 것으로 주로 나홀로족들이 즐기는 캠핑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연인이나 친구, 또는 나홀로 떠나는 소규모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솔캠족(솔로 캠핑족), 커캠족(커플 캠핑족) 등의 신조어들도 생겨나고 있다. 감성캠핑족은 아기자기한 용품으로 자신만의 캠핑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로 일반 캠퍼들이 장비의 기능을 중시한다면 이들은 디자인과 색상에 더욱 신경을 쓴다.

전문가들을 위한 복잡하고 큰 장비보다는 간단하고 작은 장비들이 제격인 캠프닉이나 백패킹이 늘어나면서 업체들은 설치가 쉽고 부피가 작은 캠핑 용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캠핑의 필수용품인 텐트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몽벨은 열악한 아웃도어 환경에서도 설치와 해체가 용이하고 가벼워 백패킹에 안성맞춤인 초경량 텐트 ‘스텔라 릿지 텐트’를 선보였다. 블랙야크는 토글을 이용해 손쉽게 이너텐트를 설치·해체할 수 있고 이너텐트를 제거하면 소형 스크린으로도 쓸 수 있는 ‘미라지돔 텐트’를 내놨다. 밀레는 폴대 없이 공기 주입을 통해 3분 만에 설치가 가능한 ‘마스터빔 텐트’를 출시했다. K2의 ‘트랙베이스 텐트’는 단 두 개의 폴만을 사용해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중량이 2㎏ 미만으로 가볍다.

여성캠퍼와 감성캠퍼들을 겨냥해 디자인과 색상으로 멋을 낸 텐트들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T-METI(티메티) 레트로 A텐트’는 인디언들의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에서 착안된 A 텐트다. 디자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캐릭터 티피와 메티가 프린트돼 있다. 블랙야크의 ‘야크키즈 팝업텐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밝은 색상의 텐트에 동물을 커다랗게 그려 넣었다. 폴대도 없이 한번에 펼 수 있는 팝업 원터치 형태여서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아무리 가볍게 떠나도 텐트만 갖고 캠핑을 갈 수는 없다. 코오롱스포츠 방종호 과장은 “침낭, 테이블, 의자, 매트, 랜턴, 코펠, 스토브 정도는 갖춰야 하고, 계절에 관계없이 여벌 옷 준비는 필수”라고 말했다. 캠핑 초보들이 캠핑에 입문할 때 겪는 가장 큰 고민은 장비 마련이다. 캠핑 고수들은 처음부터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보다는 캠핑을 하면서 필요한 게 생길 때마다 한 가지씩 마련하라고 귀띔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