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50세 이후 감각신경성 난청에 빠지기 쉽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한 쪽 귀에만 중이염이 생긴 환자 2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가 회복불능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런 현상은 특히 50세 이상 연령층일수록 심했다. 이들은 2명 중 1명꼴로 보청기 처방을 받아야 할 정도로 청력손실이 심했다. 또 중이염에 의한 염증이 고막 안쪽까지 퍼진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감각신경성 난청 발생률이 3.8배나 높았다.
중이염을 앓은 기간도 난청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20년 이상 중이염을 앓은 경우 감각신경성 난청발생률이 38%에 달했다. 반면 중이염 지속기간이 20년 미만인 경우엔 난청발생률이 1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리를 전달하는 기관의 이상으로 생기는 ‘전음성 난청’은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신경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수술로 귓속의 염증을 걷어내도 이미 손상된 청각신경을 회복할 수 없다. 감각신경성 난청을 ‘영구적 난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조사결과 만성중이염으로 영구적 난청에 빠진 귀는 정상 귀보다 평균 20㏈(데시벨) 정도 청력이 약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20㏈의 차이는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보다 10배 이상 큰 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청력손실의 정도가 심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귀에서 물이 나오거나 먹먹한 느낌이 드는 중이염 증상과 함께 작은 말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벼운 난청 증세가 느껴질 때는 더 악화되기 전에 이비인후과를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연구결과는 미국 청각학 전문 학술지 ‘이어 앤드 히어링’(Ear and Hea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중이염 방치하면 50세 이후 난청에 빠지기 쉽다
입력 2014-06-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