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앞둔 2030세대 A형 간염 예방부터 챙겨라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1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개인 및 공중위생 환경을 청결히 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끓인 물 마시기, 화장실 이용 후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 관리 및 식수원 보호, 식품 및 식품 취급자에 대한 위생 관리 등이 중요한 이유다.

올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 젊은이들에게 6월은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다. 당장 이번 현충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기회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도 많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지에서의 계획을 세우고 미리미리 짐을 챙겨두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가장 먼저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이 바로 ‘감염병’ 예방에 대한 준비다. 특히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층은 해외여행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A형 간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즐겁게 다녀와야 할 여행길이 ‘고행길’이 되지 않도록 A형 간염과 그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왜 A형 간염인가=A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50만명이 감염되고,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 가운데서도 해외여행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간염에 걸리는 해외여행자 수는 콜레라의 1000배, 장티푸스의 100배 이상이나 되며, 이 중에서도 A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가까워 바이러스 간염 중 제일 흔하다. A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물과 음식의 위생 상태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유의해야 한다.

◇왜 2030세대인가=2030세대가 A형 간염에 대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들 세대의 턱없이 낮은 항체 보유율에 근거한다. 20∼30대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0%에 불과한 수준.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A형 간염 환자 가운데 70%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젊은 층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젊은 세대가 A형 간염 감염 ‘위험 그룹’으로 분류되는 이유에 대해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성장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어 자연 면역을 획득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린 나이에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증상이 거의 없이 지나가고 면역력을 갖게 되지만, 성인이 되어 감염되면 증상이 심각할 수 있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항체 보유율뿐만 아니라 이들 세대는 A형 간염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으로 지나치기 쉬워=20∼30대가 A형 간염에 유의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구별이 쉽지 않은 ‘초기 증상’ 때문이다. 발열, 피로감, 근육통 등 마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자칫 감기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가능성이 크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1개월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피로감, 황달,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관절통, 짙은 소변 등의 증상이 급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증상을 사전에 숙지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이와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A형 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A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실제로 권소영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 2007년에서 2009년까지 국내 A형 간염 환자 총 40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약 60%가 심각한 증상으로 인해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형 간염 환자 총 4024명 중 19명이 간이식을 받거나 사망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권소영 교수는 “근본적인 A형 간염의 예방에는 백신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급성 A형 간염은 만성 간염은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 발병할 경우 증상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으므로 A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성인의 경우 예방접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위생이 좋지 않은 후진국 여행에 나서는 젊은이들과 B형 간염, C형 간염 등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 받을 것을 권한다. 국가적 차원의 영유아기 기본 접종에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 볼 때”라고 말했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