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무좀 80까지 간다?… 10명중 6명꼴 반짝치료 후 방치해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1

사회인 야구단 소속인 30대 김씨는 주말이면 직장 동료들과 야구 경기를 즐기며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나 김씨는 여름 야구시즌이 반갑지만은 않다. 해마다 야구 시즌이 되면 사라진 줄 알았던 무좀이 재발하기 때문. 지난해 약까지 사서 한두 차례 발랐지만 어김없이 여름만 되면 다시 발가락이 짓무르고 간지러워 경기 도중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7∼8월에 백선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겨울철의 두 배 이상으로 5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백선증은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피부 질병을 말하며, 이 중 발에 걸리는 무좀은 피부 각질층에 기생하는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근 한국노바티스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무좀 관련 증상 경험자 10명 중 3명은 4년 이상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의 23%, 40대의 34%, 50대의 58%는 5년 이상 무좀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번 걸린 무좀은 쉽게 치료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성 무좀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무좀을 오랫동안 달고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무좀이 2∼3주 이상 꾸준한 치료를 요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치료를 시도하지 않거나 방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좀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의 10명 중 6명은 1주일 이내 치료를 중단하며, 전체 응답자의 21%는 1∼3일 동안 반짝 치료를 하고 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좀은 방치할 경우 가족 등 주변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으며 발뿐만 아니라 손, 사타구니 등 다른 부위로도 옮길 수 있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무좀이 만성화되고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증상을 미리 알고 되도록 초기에 집중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좀은 흔히 발 냄새가 나고 가려운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이보다 다양한 형태의 증상이 있다. 대표적으로 발가락 사이가 희게 짓무르거나 벗겨지는 지간형 무좀, 발바닥 각질이 떨어지고 인설이 덮이는 각화형 무좀, 발 측면에 물집이 산재하는 소수포형이 있다. 무좀을 방치할 경우, 발톱이 두꺼워지고 색깔이 변하는 발톱무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서성준 중앙대학교 피부과 교수는 “족부백선(무좀)의 경우 제때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발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고 경구용 치료제를 수개월 동안 복용해야 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며 “무좀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조기에 꾸준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라미실원스(사진)와 같이 단 한 번 도포로 13일 이상 살 진균 효과를 나타내며 멸균 작용으로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제도 출시되어 있어, 무좀 환자들이 보다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무좀 치료를 할 수 있다. 조기 치료만큼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땀을 잘 흘리는 여름철,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에는 맨발보다는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고 자주 신발을 벗어 발에 통풍을 시켜야 한다. 또한 평상시 신발을 자주 세탁하거나 항균해 청결을 유지하고, 신발을 타인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에 순한 비누를 사용해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씻은 후 드라이기를 이용해 완전히 건조시켜 주는 것이 좋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