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보다 무서운 감염질환… 유일한 해법은 ‘예방접종’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1
이재갑 교수가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만성질환자, 면역력저하자, 65세 이상의 성인 등에게 폐렴구균백신 1회 접종을 최우선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폐렴 등 치사율 높아… 폐렴구균 백신이 최선

지난 2012년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감염자의 3분의 1이 해당 바이러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감염자와 사망자의 다수가 중동지역에 분포돼 있어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고 불리고 있다. 지난 2003년 유행해 8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스(SARS)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치사율이 6배가량 더 높을뿐더러 최근 중동지역 외에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면서 각국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의료 전문가를 급파하는 등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까지 개발된 예방백신도 없어 구체적인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해당 지역 방문 시 증상이 유사한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 전후에 아시아 전역의 선수 및 관광객이 몰려올 예정이어서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감염질환은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질환 치료의 어려움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감염질환 중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폐렴의 경우 우리나라 환자들에게서 검출되는 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내성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 치료보다 예방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국내 폐렴 사망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년보다 19.3%나 급증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은 발생 후 사망률이 높으며 진단 및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사망 위험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증상을 확인하는 즉시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건 의료계는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백신을 통해 폐렴을 적극적으로 예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1위의 사망요인으로 폐렴을 꼽고 있으며 폐렴구균 질환으로부터의 유일한 예방책으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는 만성폐질환(천식포함), 만성 심장질환, 당뇨병, 만성 간질환, 만성신부전 등 만성질환자와 암 환자, 백혈병, 림프종, 장기 이식 환자 등의 면역저하자, 65세 이상의 성인들에게 면역력이 우수한 폐렴구균 백신을 최우선 권고등급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당뇨병, 암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폐렴 등의 감염질환의 고위험군으로, 전문의와 상담하여 필요한 예방접종을 확인한 후 적극적으로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 도입되어 성인은 1회, 영유아는 4회 접종으로 폐렴을 비롯한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김단비 쿠키뉴스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