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강애란 설치전 ‘The Sublime’

입력 2009-05-31 22:34


관람객이 직접 작품 전개 참가

'윌리엄 터너'라고 쓰인, 내부조명으로 번쩍이는 책 모양의 라이트 박스를 들고 벽면이 거울로 된 방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영국의 자연주의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가 숭고함(sublime)에 매료됐었다는 나지막한 음성의 영어 설명과 함께 그의 장엄하고 격정적인 풍경화들이 벽면에 등장한다. 폭풍우로 요동치는 바다에서 배가 좌초하는 그림과 숭고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난파 후의 새벽' 등이 예시된다. '마크 로스코'라고 쓰인 책을 들고 들어가면 마찬가지 방식으로 마크 로스코(1903∼1970)의 색면추상화가 벽면에 펼쳐지며 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음성이 들린다. 이처럼 책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티스트 강애란의 설치전 'The Sublime'이 갤러리 시몬의 서울 강남구 신사점과 청담점 두 곳에서 15일까지 열린다. 관람객이 작품 전개에 직접 관여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답게 흥미로우면서, 한편으로는 명상적이다. 아방가르드 록그룹 '소닉 유스'의 라이트 박스도 눈에 띄는 등 이번 디지털 북 전시회의 코드는 복합적으로 읽힌다(02-549-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