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서거] 더 타임스 “盧,미스터 클린 이미지로 명성 높았다”
입력 2009-05-24 23:20
세계 주요 언론들은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특히 일본 신문들은 여러 면에 걸쳐 노 전 대통령 관련기사를 실어 한국의 정치 상황을 상세히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걸어간 길을 거부, 깨끗한 정치인으로 명망이 높았기 때문에 부패 혐의는 특히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권위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정경유착을 깨고 보수언론의 권력을 줄이려 했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은 너무나 인간적인, 그래서 결점있는 지도자였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는) 한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적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스터 클린(Mr Clean·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은 솔직함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정말 부패한 사람들은 부패와 함께 살아갈 수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된 일을 했다는 사실과 타협할 수 없는 개혁운동가(crusader)였다"고 평가했다.
진보 성향의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국민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지연과 혈연, 학벌이 지배하는 사회를 개혁해 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본인 주변의 정치자금 의혹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평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은 한국 정치문화의 소산"이라면서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력이 집중된 시스템 아래서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세력이 지연, 혈연을 이용해 대통령 주변에 접근해 가족과 측근 등에게 돈 공세를 펴는 추태가 역대정권에서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는 청렴결백을 표방한 좌파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면서 "이러한 문화를 어디까지 시정할 수 있을지가 이명박 보수파 정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서부망은 "노 전 대통령은 한국 민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서민 대통령이었다"고 전했다.
아랍권의 대표적 영어채널 알자지라 방송은 노 전 대통령을 남북화해를 위해 싸운 전사로 묘사했다.
맹경환 기자,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