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에 무심히 ‘툭’…치매 엄마가 버린 3억 CCTV

입력 2021-01-31 04:00
YTN 화면 캡처

치매에 걸린 모친이 딸이 집에 둔 3억원어치 현금을 버리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찍햤다. 경찰이 현금 다발의 행방을 찾는 가운데, 모녀의 눈물 나는 호소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YTN에 최근 공개한 영상은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촌에서 촬영됐다. 컴컴한 밤 골목길을 비추는 카메라에는 누군가 묵직한 비닐봉지를 빌라 밖으로 들고나와 버리는 장면이 담겼다. 집에 다시 들어가 나온 사람의 손에는 상자와 작은 봉투 등이 들려 있었다.

집에서 버릴 물건을 부지런히 가지고 나온 이는 치매를 앓던 60대 어르신이다. 그는 재개발 지역에서 이사를 나가기 전 딸을 도와주려고 했다.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린 것에는 3억원에 달하는 달러가 들어있었다. 새 아파트에 이사 가려고 딸이 애지중지 모은 돈이었다.

딸은 잘 보관했다고 생각한 돈뭉치가 사라진 걸 지난 26일 확인했다. 그는 집을 팔아 모든 돈을 환율로 이득을 보기 위해 달러로 조금씩 환전해왔다고 한다.

YTN 화면 캡처


딸은 이 일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한 달 동안의 CCTV를 분석하고 있다. 3억원이 든 봉지를 언제 버렸는지 시점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딸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책임도 묻고 싶지 않고 불쌍하게 생각하시고 도와준다고 생각하시고 좀 돌려주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고, 모친도 “이제 조금 숨 좀 쉬겠다 했는데 우리 세 딸 너무 고생 많이 했거든요. 부모 잘못 만나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