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4명이 사고 발생 46시간 만에 모두 수습되면서 경찰과 노동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됐다.
14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고용노동청과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원청인 구일종합건설 서울 본사와 광주 현장사무소, 하청업체 등 6개 업체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시공 관련 서류와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공사 과정에서 사전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고 조치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동바리 등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특허 공법으로 시공하면서 붕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광주노동청도 원하청간 작업 지시 내역과 작업 방법 등을 확인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다.
경찰은 사고 직후 공사 관계자 5명을 조사하고 주요 관계자 8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했다.
또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중대수사팀과 과학수사대 등 36명으로 구성된 기존 수사전담팀에서 62명 규모로 3개 수사팀을 추가 보강해 수사본부로 격상했다.
전문가들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철골 구조물 기둥과 보를 잇는 용접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한 ‘접합부 결함’을 의심하고 있다.
수사 당국도 구조물 접합 당시 시공 불량이 있었는지, 감리·시공사가 용접 품질 검사(NDT·비파괴검사)가 적정하게 수행했는지 등을 집중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 4명이 매몰됐다.
첫번째 구조자인 A씨(40대)는 사고 당일 오후 2시19분쯤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오후 3시53분쯤 두번째 구조자 B씨(70대)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구조 당국은 추가 붕괴 등 우려가 제기되면서 12일 오전 9시 수색·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 안전 확보를 마친 뒤 13일 0시를 기해 구조대를 투입, 1시간 만인 이날 새벽 1시3분쯤 숨진 세번째 매몰자 C씨(60대)를 발견해 수습했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지하 1층 부근에서 마지막 매몰자 D씨(50대)를 발견해 그의 시신을 수습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3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고로 시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희생자 수습이 완료된 만큼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붕괴사고와 관련한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광주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관계부서 TF를 가동해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광주대표도서관은 혐오시설이었던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516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1286㎡, 지하2층∼지상2층 규모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72% 공정을 진행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