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 수가 15년 동안 13만명에서 47만6000명으로 매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 규모는 올해 30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수는 2011년 13만명에서 올해 47만6000명으로 연평균 9.7%씩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27%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0.92%까지 확대됐다.
올해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나타났다. 주식 강세장에 힘입어 지난해 2826조원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 증가율(4.4%)보다 2배 높다.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은 총 5041조원으로, 이 중 부자들의 금융자산이 60.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부동산자산은 2971조원으로 지난해(2802조원) 대비 6.0%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2023년 7.7%, 2024년 10.2% 증가한 것과 달리 상승폭이 축소됐다.
부자들 중 금융자산 규모가 10억~100억원 미만인 ‘자산가’는 올해 기준 43만2000명(90.8%), 100억~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3만2000명(6.8%), 300억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는 1만1000명(2.5%)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총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봤다.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은 부동산자산 50억원, 금융자산 40억원, 기타자산 8억원이었다.
부를 이룬 원천으로는 1순위가 사업소득(34.5%)이었다. 부동산투자 이익(22%), 금융투자 이익(16.8%), 상속·증여(16.5%), 근로소득(10.35)이 뒤를 이었다.
내년 부자들의 금융투자 기조는 ‘현상 유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내년과 중장기(3~5년)에 걸쳐 고수익이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로 ‘주식’을 공통적으로 1순위로 꼽았다. 금융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망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식 투자를 늘린다는 의견(17%)이 줄인다는 의견(5.8%)의 3배에 달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부자의 지난 15년 발자취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과정에서 터득한 부에 대한 철학과 실전 행태를 살펴보고, 이들이 전하는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지혜를 참고해 미래의 부자가 새롭게 부의 길에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인 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자세한 내용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