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에도 절반 이상은 “서비스 계속 이용”…왜?

입력 2025-12-14 07:45 수정 2025-12-14 13:16
서울 쿠팡 본사. 연합뉴스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지만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 쿠팡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5.3%에 달했다.

14일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출 사고 처리 과정에서 기업의 대응 태도가 신뢰 회복의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았다. 개인정보 유출이 일상화되면서 응답자의 88.4%는 개인정보 유출을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인다고 응답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가장 염려하는 사항(중복 응답)으로는 카드 부정 결제나 계좌 무단 출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5.5%로 가장 많았다. 범죄 악용 가능성(54.5%), 개인정보 거래로 인한 2차 피해(50.9%)가 뒤를 이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이후에도 이용자들은 비교적 소극적인 대응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서비스의 비밀번호를 변경한 비율은 53.1%(중복 응답)였지만 해당 서비스를 탈퇴하겠다는 비율은 33.4%(중복 응답)에 그쳤다.

이용자들은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 역량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74%는 기업의 신속한 대응과 보상이 있다면 일정 부분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항목별(중복응답)로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74.3%), 합리적인 피해 보상(70.1%), 투명하고 명확한 유출 경위 공개(57.7%) 등 기준으로 기업의 대응을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최근 쿠팡 사태의 경우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는 응답이 85.4%나 됐다. 쿠팡이 5개월간 유출을 인지하지 못한 점(91.8% 중복응답)이나 의도적으로 탈퇴 과정을 어렵게 만든 점(82.6% 중복응답) 등이 불신을 키웠다고 엠브레인은 응답했다.

불신에도 쿠팡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5.3%에 달했다. 특히 20대 57.5%, 30대 60.5%, 40대 54.5%, 50대 53.5% 등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쿠팡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비중이 컸다. 엠브레인은 쿠팡 이용자가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하고 있지만 쿠팡의 편의성이 ‘록인(Lock-in)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