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토론 용기 없나” 국민의힘 “제안에 답이나 먼저”…대장동 토론 신경전

입력 2025-12-12 16:30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케빈 김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이 양당 대표 간 ‘대장동 항소 포기 토론’ 추진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에 “성의 없는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하면서다. 국민의힘은 “MBC에 가서라도 토론할 수 있다”며 “조국혁신당에서 의지를 보여줄 차례”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2일 입장을 내고 “당대표 토론회를 무산시키려는 조국혁신당의 적반하장을 규탄한다”며 “이제는 조국혁신당에서 의지를 보여줄 차례”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시청자가 제한된 유튜브 중계 대신 좀 더 많은 국민들이 볼 수 있는 방송토론을 제안했다”며 “심지어 MBC ‘백분토론’이라는 불리한 운동장에서 싸우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했고, 사회자도 조국혁신당에서 먼저 이야기한 정관용 앵커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무슨 억지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실 명의로 조국혁신당에 보낸 당대표 TV토론 관련 제안 내용도 함께 첨부했다. 안건은 ‘대장동 항소포기 관련 안건’으로 하고, 토론 날짜로는 16일을 선호한다는 입장과 한 당에서 방송사를 정하면 다른 당에서 사회자를 정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는 내용이다.

또 토론 주관 방송사로는 TV조선과 채널A, MBC, JTBC 등을 거론하며 “방송사는 양당이 납득가능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선정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윤재관 조국혁신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토론할 용기도 없이 큰소리부터 쳤나”며 “국민의힘의 성의 없는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실무협의 시작 자체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조국혁신당은 양당 유튜브 채널 공동주최 방안을 제시했으나, 국민의힘은 방송사 토론을 고집했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당은 토론회 개최까지의 촉박한 일정상 방송사 사정에 따라 양당이 합의한 일자를 지키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방송국 사정과 무관하게 토론 중계가 가능한 양당 유튜브 채널을 공동주최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하며 방송사 1곳을 추천했다. 그러나 해당 방송사는 해당 일자의 토론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며 “이후 다른 방송사에 의사 타진을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정규 토론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사회자를 다른 분으로 교체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경기장이 마음에 안 든다며 퇴짜를 놓더니, 이번에는 심판을 바꾸라고 떼를 쓴 격이다. 사실상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와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이 해체 또는 해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양당이 토론할 의제는 차고 넘칠 것”이라며 “진정성 있게 토론할 용기가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길 바란다”면서 “그때 혁신당은 다시 양당 대표 간 토론을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말로는 뛰겠다면서 몸은 드러눕는 침대 축구를 계속할 작정이라면, 다시는 경기장 근처에 얼씬도 말기 바란다”며 “페어플레이하지 않는 팀을 반길 관중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