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총리 ‘Z세대 시위’에 사의… 유럽 첫 사례

입력 2025-12-12 11:55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수도 소피아 의회에서 사의를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불가리아 총리가 정부의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안을 계기로 일어난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로 사임한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이날 야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 의회 표결을 앞두고 “모든 연령과 민족, 종교의 사람들이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불가리아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정부가 부패를 감추기 위해 세금을 올린다’고 반발하며 연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내년 1월 1일을 기해 유로화가 도입되면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시위의 배경이 됐다.

정부는 이달 초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안을 포함한 예산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잦아들지 않았다. 전날 수도 소피아 의회 앞에만 수만명의 시위대가 운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럽에서 Z세대가 주도한 시위로 지도자가 물러난 것은 불가리아가 처음이다. 불가리아의 반정부 시위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에서 확산되는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 이른바 ‘Z세대’ 주도로 확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에 따르면 불가리아 Z세대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Z세대와 부패의 대결’이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는 영상이나 소피아 의회 앞에서 정치인을 비판하는 콘텐츠를 유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