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과 그의 아홉 살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사망자가 생전에 쓴 유서가 나왔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자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 사건의 사망자 A씨의 집 안에서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실패에 대한 자살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두 줄짜리 자필 메모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메모는 유족들이 집 내부를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앞서 A씨는 전날 오후 5시55분쯤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 20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해당 아파트에 주차돼있던 A씨의 차량 뒷좌석에서는 아들 B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군의 사인이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검안의의 의견 등을 토대로 A씨가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후 투신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경찰은 CCTV를 통해 A씨가 이날 오후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B군을 차로 하교시킨 후 과거 거주하던 해당 아파트로 와 주차를 하고 20층으로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제3자의 개입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최근 가족에게 “주식으로 2억원을 잃었다”는 말을 했다는 유족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은 신변을 비관한 남성의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씨와 B군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예정이다. 최종 수사 결과 A씨가 B군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확인되면 피의자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리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