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 붕괴 사고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작업자 2명이 지하 2층에 매몰돼 있을 것으로 소방당국이 추정했다.
시공사가 콘크리트 타설 이후에야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할 예정이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관리 부실 논란도 커지고 있다.
12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사고 현장에서 미구조 상태인 작업자 2명은 지하 2층에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안균재 광주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실종자들이 작업하던 위치를 추정했다”며 “지하 1층과 지상 1층 콘크리트 구조물과 각종 기자재가 뒤엉켜 있어 절단 작업을 병행하며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구조 여건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채 얼어 있어 구조물 해체에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철골 시공업체와 함께 와이어 보강 및 크레인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선 “경과 시간과 기상 여건,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구조견을 통한 생존 반응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절단면이 매끄럽게 잘린 철골 구조물에 대해 용접 부실 의혹이 제기되자, 시공사 측은 “해당 부위는 볼트 체결 방식이며 일부만 용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용된 볼트 개수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시공사가 시스템 동바리 설치를 콘크리트 타설 이후로 계획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안전관리 부실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질의한 동바리 설치 일정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다음 주 설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가족들은 “사람 추락을 막기 위한 지지대를 타설 이후에 설치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발생했다. 현재까지 40대 미장공과 70대 철근공 등 2명이 숨졌고, 50대 배관공과 60대 철근공 등 2명이 매몰돼 있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상무지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1만1286㎡ 규모로 조성되는 공공도서관이다. 총 사업비는 당초 392억원에서 자재비 상승과 공기 지연 등으로 516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은 구조 작업과 함께 정확한 붕괴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광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