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美서 징역 15년형 선고

입력 2025-12-12 07:58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권도형(33) 테라폼랩스 설립자에게 법원이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1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의 형량을 이처럼 결정했다. 권씨는 지난 8월 사기 공모 및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미 검찰은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추는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권씨에게 최대 12년형을 구형했다. 권씨의 변호인은 5년형을 요청해왔다.

검찰은 실형 구형과 별개로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권씨를 상대로 1900만달러(약 279억원)와 그 외 다른 일부 재산을 환수하기로 했다.

앞서 미 연방검찰은 권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권씨는 지난해 말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으며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됐다. 9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권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었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신병 인도 직후 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으나 지난 8월 입장을 선회해 사기 공모 및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혐의 등 2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미 법무부는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권씨가 최종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플리바겐 조건을 준수할 경우 이후 국제수감자이송 프로그램을 신청하더라도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권씨는 최종 형량의 절반 복역 후 본인 요청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다.

권씨는 미국 내 형사재판과 별개로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후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미국으로 송환됐다.

앞서 2022년 테라폼랩스의 테라·루나 코인의 가치가 갑작스레 90% 이상 급락해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58조원으로 추정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