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가 정치권 인사를 상대로 한 금품수수 의혹 확산에 국민을 향해 사과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조직적 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의 한국협회장은 11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수사 착수 이후 협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협회장은 “저희 교단은 조직 차원에서 정치 권력과 결탁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원해 이익을 얻으려는 계획이나 의도를 가진 적이 없다”며 정치권 유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가정연합이 진정 추구하는 바는 가정·사회·국가·인류의 화합이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배격하는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전 본부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관리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조직적 지시는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송 협회장은 “최근 법정 진술로 파문을 일으킨 윤영호 전 본부장의 행위는 개인의 독단적 일탈이었지만, 이를 감지하고 차단하지 못한 것은 조직의 관리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현안 청탁을 명목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구속기소됐다. 최근 재판 과정에서 그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