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4명이 매몰됐다. 이중 1명이 숨지고 나머지 3명에 대한 소방당국의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2명은 아직 위치 파악이 안 돼 구조작업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53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제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전체 작업자 97명 가운데 4명이 매몰됐으며, 이중 옥상층에서 작업중이던 미장공이 가장 먼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날 오후 4시1분쯤 숨졌다.
소방당국은 또다른 작업자 1명을 발견해 현재 구조작업 중이지만, 철근 등이 얽히고 설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위치 파악이 안 돼 구조작업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들은 모두 하도급 업체 소속으로, 사망한 작업자 외에 나머지 3명은 지상층과 지하층에서 각각 작업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균재 광주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일일이 철근을 절단해가며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며 “위치 파악이 안 된 매몰자들은 구조견과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투입해 면밀히 수색중”이라고 밝혔다.
공사현장에 투입된 다른 작업자들은 ‘쾅’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구조물이 붕괴됐다고 증언했다. 한 작업자는 “굉음이 울려 현장을 빠져나왔는데, 손쓸새도 없이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렸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공사는 별다른 지지대 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지지대 없이 타설 공사를 할 수 있는 특허공법으로 타설작업이 진행중이었다”며 “오늘 예정된 시공량의 절반 정도를 한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 해당 특허공법은 자재업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조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광주경찰은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한 36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즉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하고 해당 현장에 대한 작업 전면 중지 조치를 내렸다. 노동청은 공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등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를 시작했다.
2022년 착공한 광주대표도서관은 광주시가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516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1286㎡, 지하2층∼지상2층 규모로 지을 예정이었다. 당초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예산 부족과 공사 지연, 시공사 부도 등 악재가 겹쳐 완공 시기가 2026년 상반기로 미뤄진 상태였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