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시장 트럭 돌진 피해 20대 3명에 새 생명 [아살세]

입력 2025-12-11 14:55 수정 2025-12-11 15:30
장기 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문영인(23)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경기도 부천 제일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청년이 장기 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문영인(23)씨가 지난달 18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장, 간장을 기증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문씨는 지난달 13일 어머니와 함께 부천 제일시장을 방문했다가 어머니가 계산하러 가게에 들어간 사이 A씨(67)가 몰던 1t 트럭에 치였습니다.

문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버지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시장을 찾았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가족은 문씨 상태가 점점 더 나빠져 사흘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의료진의 말에 상실감을 느꼈지만, 그가 타인 삶에 도움이 되고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문씨는 부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선천적 지적장애를 앓고 태어났지만, 적극적인 보살핌과 재활치료 덕에 학교를 다니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항상 밝은 웃음을 보이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했다고 하네요.

생전 친구들과 커피와 빵 만들기를 좋아했고,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조카 손을 만지고는 그 냄새를 오래 간직하겠다며 손을 안 닦겠다고 말할 정도로 순수했다고 합니다.

어머니 최서영씨는 “영인이가 천사였는데 함께 많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늘나라에 가서 꿈을 마음껏 펼치고 행복해라”라며 “어딘가에서 너의 심장의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도 더 열심히 살겠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