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사거리에 전방향 횡단보도가 개통됐다. 지금까지는 지상 횡단보도가 없어 길을 건너기 위해선 지하도상가 계단을 반드시 이용해야만 했다.
서울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주민의 17년 숙원이 해결됐다”며 “고속터미널사거리 전방향 횡단보도를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의 보행 안전과 편의가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속터미널사거리는 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고투몰 등 대형 시설이 밀집한 곳으로 재건축을 통해 반포자이·원베일리 등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며 보행 수요가 급증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지난 17년간 지상 횡단보도가 없어 주민들은 길을 건너기 위해선 지하도상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그러나 횡단보도 신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상권 침체를 우려한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반대와 함께 지상부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횡단보도 신설 논의가 탄력을 받은 건 서초구가 고투몰·센트럴시티 등과 함께 해당 지역 특구 지정 및 상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지난해 12월 이 일대가 ‘고터·세빛 관광특구’로 지정되는 성과를 얻으면서 급물살을 탔다. 서울경찰청과 서초경찰서가 보행 안전 확보 필요성에 공감하며 힘을 보탰고, 지난 5월 27일 서울경찰청 교통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횡단보도 개통을 통해 반포·잠원 지역 주민을 물론 고속터미널 일대를 찾는 관광객들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줌니들의 보행권을 확보하고, 지역과도 상생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