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쉬었음’ 역대 최대… 줄지 않는 2030 ‘취포족’

입력 2025-12-10 20:10

지난달 30대 ‘쉬었음’ 청년이 31만명을 넘어 역대 11월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청년층에서는 4명 중 1명이 취업 경험이 있음에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었다.

국가데이터처가 10일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2만5000명(0.8%) 증가했다. 60세 이상에서 33만3000명 느는 등 고령층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전체 취업자는 지난 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청년 취업 지표에는 여전히 냉기가 돌았다. 특히 쉬었음 인구 증가세가 30대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30대에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이었는데,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1월 기준 역대 최다다. 10월(33만4000명)에 이어 2개월째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이직이나 전직 전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잠깐 쉰 이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3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활동 상태를 ‘육아·가사’가 아닌 그냥 쉬었다고 응답하는 경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49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7000명 감소했다. 고용률(44.3%)은 1.2% 포인트 떨어지며 19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쉬었음 인구도 41만600명으로 같은 달 기준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쉬었음 청년 4명 중 1명은 취업 경험이 있음에도 취업 의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월평균 쉬었음 청년은 43만1000명이었다. 이 중 23%에 해당하는 약 9만9000명은 직장 경험이 있지만 취업 계획도, 1년 내 취업을 희망하지도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평생직장 개념이 옅어지며 퇴사와 휴식을 반복하는 청년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쉬었음 청년의 약 16%는 직장 경험이나 현재 취업 계획이 없고, 1년 내로 취업을 희망하지도 않았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도 경제성장전략에 청년 일자리 대책을 담는 기재부는 취업 의사가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교육 및 직업훈련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동시에 쉬었음 청년 유형을 세분화해 맞춤형 대책도 함께 고민 중이다.

세종=김윤 신준섭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