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가이’ 이정효, 남을까 떠날까

입력 2025-12-10 16:52
이정효 광주 FC 감독이 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프로축구 시민구단 광주 FC의 고속 성장을 주도한 ‘핫가이’ 이정효 감독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 구단은 구체적인 이적설이 점화되기도 전에 이 감독과의 동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10일 축구계에 따르면 올 시즌 일정을 마친 이 감독은 K리그는 물론 일본 J리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광주 구단은 이를 의식한 듯 ‘최고 예우’와 ‘시스템 혁신’ 등 약속을 내걸고 이 감독을 붙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광주는 전날 “최근 불거진 감독 거취 관련 우려에 대해 구단은 지난 4년간 이 감독이 보여준 압도적 성과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한다.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이 구단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내외 후원사 유치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2021년 12월 광주 지휘봉을 잡았고,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2023년 한 차례 재계약을 맺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이탈을 우려한 구단이 한발 앞서 붙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 감독은 경기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전술과 열정적인 지도, 화끈한 승리욕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축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부임 첫 시즌인 2022년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68점) 우승을 차지하며 광주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창단 첫 진출과 시·도민구단 최초의 8강 진출도 이뤄냈다. 지난 6일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코리아컵 준우승까지 지휘했다.

‘정효볼’로 명명된 이 감독표 축구는 매년 선수 유출을 겪는 시민구단의 태생적 어려움을 딛고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재정 여건이 더 나은 기업 구단으로의 이적설은 비시즌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 왔다.

때마침 K리그1에는 새 사령탑을 구해야 하는 팀도 여럿 있다. 시즌 2관왕 달성 후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전북 현대, 감독대행 체제로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친 울산 HD, 제주SK FC 등이 대표적이다.

K리그2행 또한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1부 승격에 실패한 수원 삼성은 팀 재편에 착수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충남아산 FC 등도 새 지도자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강원 FC의 K리그1 준우승을 이끈 윤정환 감독이 올해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한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사례가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