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 광주 FC의 고속 성장을 주도한 ‘핫가이’ 이정효 감독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 구단은 구체적인 이적설이 점화되기도 전에 이 감독과의 동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10일 축구계에 따르면 올 시즌 일정을 마친 이 감독은 K리그는 물론 일본 J리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광주 구단은 이를 의식한 듯 ‘최고 예우’와 ‘시스템 혁신’ 등 약속을 내걸고 이 감독을 붙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광주는 전날 “최근 불거진 감독 거취 관련 우려에 대해 구단은 지난 4년간 이 감독이 보여준 압도적 성과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한다.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이 구단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내외 후원사 유치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2021년 12월 광주 지휘봉을 잡았고,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2023년 한 차례 재계약을 맺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이탈을 우려한 구단이 한발 앞서 붙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 감독은 경기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전술과 열정적인 지도, 화끈한 승리욕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축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부임 첫 시즌인 2022년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68점) 우승을 차지하며 광주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창단 첫 진출과 시·도민구단 최초의 8강 진출도 이뤄냈다. 지난 6일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코리아컵 준우승까지 지휘했다.
‘정효볼’로 명명된 이 감독표 축구는 매년 선수 유출을 겪는 시민구단의 태생적 어려움을 딛고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재정 여건이 더 나은 기업 구단으로의 이적설은 비시즌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 왔다.
때마침 K리그1에는 새 사령탑을 구해야 하는 팀도 여럿 있다. 시즌 2관왕 달성 후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전북 현대, 감독대행 체제로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친 울산 HD, 제주SK FC 등이 대표적이다.
K리그2행 또한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1부 승격에 실패한 수원 삼성은 팀 재편에 착수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충남아산 FC 등도 새 지도자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강원 FC의 K리그1 준우승을 이끈 윤정환 감독이 올해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한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사례가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