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왕피천 보전지역에 멸종위기 붉은·토끼박쥐 서식

입력 2025-12-10 12:30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붉은박쥐(왼쪽)와 토끼박쥐 모습.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대구지방환경청은 박쥐 서식현황 정밀조사 결과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왕피천 유역 생태·경관보전지역(이하 왕피천 보전지역)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붉은박쥐(1급)와 토끼박쥐(2급)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 왕피천 보전지역에서 확인된 멸종위기 박쥐는 작은관코박쥐(1급) 한 종이었다. 이번 발견으로 국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박쥐 3종이 모두 확인된 것이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동면하는 붉은박쥐는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고 있어 ‘황금박쥐’라고 불린다. 작은관코박쥐는 국내에 서식하는 박쥐 중 가장 소형으로 산림 내 자연 구조물(나무 구멍, 나무껍질·바위 틈)을 은신처로 이용해 살아가는 종이다. 토끼박쥐는 토끼처럼 긴 귀가 특징이며 국내에서는 산림이 잘 발달한 지역에서 출현하는 종이다.

박쥐는 기후변화와 농약 사용 등 서식지 파괴에 민감한 동물로서 동굴·산림의 건강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생태계의 핵심종이다. 한반도 전체에 23종, 우리나라(남한)에 18종의 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를 통해 왕피천 보전지역에 붉은박쥐와 작은관코박쥐, 토끼박쥐를 포함해 16종의 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조사에 참여한 동국대학교 정철운 박사는 “짧은 조사기간(5개월)에도 불구하고 산림, 주거지, 동굴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박쥐가 확인된 점은 왕피천 보전지역의 생태계 건강성과 우수성을 잘 보여주는 결과”라며 “왕피천 보전지역의 경관 다양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서식종 확인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왕피천 보전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 보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