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총구 잡은 안귀령’은 연출된 장면?…법정 증언

입력 2025-12-10 10:25 수정 2025-12-10 10:48
JTBC 영상 캡처

12·3 비상계엄 당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했던 계엄군 총구를 잡았던 상황은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대령)은 오후 증인으로 출석해 안 부대변인이 계엄군 총구를 잡았던 상황에 대해 “군인들에게 총기는 생명과 같은 것인데 갑자기 나타나 총기를 탈취하려고 했다”며 “어떻게 보면 전문가만 알 수 있는 크리티컬한 기술로 제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들어보니 안 부대변인이 덩치가 큰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왔고 촬영 준비를 해 직전에 화장까지 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며 “연출된 모습으로 총기 탈취를 시도한 것이라 부대원들이 많이 억울해 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당시 창문을 깨고 부하들과 함께 국회의사당 안으로 강제 진입해 현장을 지휘했던 그는 국회의원 체포 관련 지시를 전혀 받은 바 없다고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 체포’ ‘끌어내라’ 이런 단어는 당시 계엄군에게 일체 들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봉쇄만 시도했으며 계엄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온 계엄군이라고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말씀드렸다”며 “국회의원 체포나 끌어내란 지시를 받은 바는 일절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비상계엄 해제 의결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내 결심지원실에서 김 전 장관과 대화하며 2차 계엄을 언급했다는 합참 관계자의 법정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비상계엄 당시 합참에서 근무했던 인물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합참 작전회의실과 지하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그는 “국회에 병력이 투입되는 시점부터 TV를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계엄 선포 직후 TV가 켜지지 않아 당시 국회 (계엄 해제) 표결 상황에 대해 몰랐다는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는 상반된 증언이다.

A씨는 박 전 총장이 ‘국회의원 정족수’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고받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이어 “박 전 총장이 전방에 있는 특공여단을 지원하는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며 “국회에 출동한 군 병력이 밀린다는 뉴스를 보고 그렇게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요구안을 통과시킨 뒤 윤 전 대통령이 합참 전투통제실 결심지원실을 찾아 2차 계엄을 언급한 정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관련 논의 당시 “그러게 국회의원부터 잡으라고 했잖아요”라며 김 전 장관을 질책했고, 김 전 장관이 “인원이 부족했습니다”라고 답하자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계엄 해제가 의결됐어도 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핑계’ ‘그러게 잡으라고 했잖아요’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그 뒤에 ‘다시 걸면 된다’고도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 전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는 말을 했냐고 질문하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