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해에 16개 구조물 설치”…CSIS, 中 ‘회색지대 전술’ 비판

입력 2025-12-10 08:34 수정 2025-12-10 09:22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공개한 중국의 서해 구조물 사진. CSIS 제공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9일(현지시간) 관련 매체 ‘비욘드 패럴랠’에서 중국이 서해잠정조치수역(PMZ)에 16개의 구조물을 설치하며 있다며 ‘회색지대’ 전술을 강하게 비판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해당 글에서 “2001년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한국과 중국은 서해에 PMZ라는 공동 관리 해역을 설정했다”며 “이런 협정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이후 중국은 PMZ 내외에 일방적으로 부표 13개를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또 부표 13개 외에도 중국이 PMZ 내에 어류 양식을 명분으로 한 양식장 ‘선란(Shen Lan) 1, 2호와 통합 관리 플랫폼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을 사전 협의 없이 건설했다며 PMZ 내 영구 시설물 건설을 금지하는 한중어업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2020년 이후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려는 한국 선박의 135차례 시도 중 27차례가 중국 해경에 의해 저지됐다”며 “올해에도 한국의 해양조사선 ‘온누리호’와 중국 해경 간 대치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특히 중국의 행위에 대해 “민간 구조물의 이중 용도 가능성, 그리고 한국 선박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방해 행위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군사화를 진행할 때 사용한 ‘회색지대 전술(grey zone tactics)’과 유사한 ‘잠행적 주권 주장(creeping sovereignty)’ 전략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색지대 전술은 비군사적 수단을 활용해 상대를 약화하는 강압적 행위를 의미한다.

차 석좌는 “워싱턴(미국)과 서울(한국)은 공공 활용 및 분석을 위해 중국 구조물의 좌표를 공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PMZ 협정 일방적 위반에 대한 한국의 주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이 남중국해에서 요구하는 것은 서해에서 항행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한·미의 노력에도 적용된다”며 NSS를 인용해 “항로를 개방하고 무료로 통행하며, 한 국가에 의한 임의적 폐쇄에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억지력과 함께 강력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