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9일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기자단 긴급 공지’를 내고 현재까지 파악한 사실관계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당원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의 가족 이름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A, B, C의 경우 같은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으로 휴대전화 번호 끝 네 자리가 동일하다”며 “D의 경우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위 4인은 탈당 일자가 거의 동일한 시기”라며 “D는 2024년 12월 16일, B와 C는 12월 17일, A는 12월 18일에 탈당했다”고 공지했다.
이 위원장은 “윤리위원장 선임 여부와 무관하게 당무감사위의 조사, 결론 도출, 후속 조치는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며 “조사 완료 후 당무감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원게시판 의혹은 한 전 대표가 자신과 본인 가족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렸다는 내용이다.
한 전 대표는 SBS 유튜브에 출연해 “이 위원장은 ‘윤어게인’ (주장을) 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며 “최근 장 대표가 코너에 많이 몰리다 보니 당내에서 정적을 어떻게든 공격해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너에 몰린 장 대표가 벗어나는 방법은 민주당을 더 공격하거나 당내 정적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당내 정적 제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지도부의 상황은 타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즉각 반발이 제기됐다. 박정하 의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듯 가족들의 실명까지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인격살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의 공지 내용에 대해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런 공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표되었는지 이 위원장은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재준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원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당법 취지상 엄격히 보호되는 정보”라며 “도대체 무슨 법적 근거로 당원 정보를 함부로 공개한 것인지 설명이 없을 시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