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K-푸드 대표주자로 꼽히는 부산 향토기업 삼진식품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삼진식품은 9일 서울 63스퀘어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이후 성장 전략과 글로벌 확장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전통 식재료였던 어묵을 프리미엄 식품이자 K-푸드로 재정의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온 기업이 자본시장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삼진식품은 1953년 창업주 고(故) 박재덕 씨가 부산 영도 봉래시장에서 설립한 이후 70년 넘게 국내 어묵 산업을 선도해 왔다. 특히 3대 경영자인 박용준 대표 취임 이후 ‘어묵 베이커리’ 매장과 체험관을 도입하며 브랜드 경험 중심의 식품기업 모델을 구축했다. 어묵을 프리미엄·가정간편식(HMR)·수산 단백질 기반 식품으로 확장하며 소비층을 넓힌 것도 박 대표 체제에서다.
회사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며 라면·김에 이어 수산가공식품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카테고리로 평가받자, 삼진식품은 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 어묵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미국에서는 H마트 입점을 기반으로 코스트코·월마트 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상온 어묵’은 글로벌 확장 전략의 핵심이다. 기존 상온 제품의 비린맛·식감 한계를 개선하고 유통기한을 12개월로 늘려 해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취급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밸류체인 내재화도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삼진식품은 장림공장과 감천공장(어메이징 팩토리) 두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연간 1만1104t의 생산능력(CAPA)을 갖추고 있으며, 해외 산지에서 연육을 직접 조달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한다. 자동화 설비 확충과 배합비 개선으로 품질과 원가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다. 매출은 2023년 846억원에서 지난해 96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2.6%에서 지난해 5.0%, 올해 3분기 5.7%까지 개선됐다.
삼진식품은 지난달 17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3~9일 수요예측과 11~12일 일반청약을 거쳐 이달 중 코스닥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6700~7600원, 공모주식수는 200만주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65억~754억원으로 제시됐다.
박용준 대표는 “어묵은 헬시플레저·HMR·그린푸드 등 글로벌 식품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고단백 수산식품”이라며 “상온 어묵 개발과 해외 매장 확대를 통해 K-푸드의 새로운 대표 카테고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