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9일 해운대구 어진샘노인종합복지관에서 디지털 복지관 개소식을 열었다. 시는 어진샘·신장림사랑채·영도노인복지관 등 3곳을 디지털 복지관으로 구축해 운영을 시작했다.
디지털 복지관의 핵심은 ‘건강관리의 일상화’다. 기존 복지관이 취미·여가 중심 공간이었다면, 디지털 복지관은 스스로 건강 정보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통해 변화를 관리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각 복지관에는 근력·균형 측정, 가상현실(VR·사진) 인지훈련, 정신건강 관리, 인공지능(AI) 생체정보 분석, 스마트 걷기 운동 등 기능을 갖춘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 10종이 도입됐다. 시는 이번 전환을 “어르신의 의료·복지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디지털 기반 복지 혁신”으로 설명했다.
부산은 이미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도시 중 하나다. 고령층 만성질환 증가, 장기 돌봄 비용 상승, 돌봄 인력 부족 등 복합적 과제가 겹치며 새로운 복지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노인의 건강 자립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복지·의료 비용 절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복지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기대된다. 복지관 간 장비와 교육 프로그램이 표준화되면 시설 규모와 위치에 관계없이 균등한 수준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향후 장비와 서비스 이용 데이터가 축적되면 지역 건강정책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관계자 120여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부산이 선도하는 디지털 기반 노인복지가 전국적 모델로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디지털 역량 교육, 건강 데이터 통합 관리, 돌봄기관 연계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돌봄 사각지대 없는 복지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