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빈대인 현 BNK금융 회장이 내정됐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지역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 정책 대응 능력을 우선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8일 심층 면접을 거쳐 빈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이사회는 빈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이날 “BNK금융은 최근 몇 년간 리스크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 아래 재무적 성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며 “PF 부실과 지역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수부 이전으로 해양 수도 위상이 강화되는 부산 지역 상황에서 생산적 금융 등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대응 역량도 중요한 판단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빈 회장이 추진해 온 주주환원 확대와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측은 “주가뿐 아니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적 노력이 지속돼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이사회 종료 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번 경영승계 절차의 진행 경과도 설명했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절차 개시 이후 1차·2차 후보군 선별, 면접, 외부 의견 검토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압축했다. 임추위 위원장은 “BNK의 미래 전략을 이끌 적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충분히 논의했다”며 “앞으로도 주주·고객·지역사회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빈 회장의 연임 내정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예상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울산·경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 금융그룹 특성상, 지역 산업 구조 변화와 정책 변수, PF 리스크 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내부 연속성을 유지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공식 선임 이후 향후 3년간 BNK금융의 중장기 전략을 이끌게 된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과 연계한 해양·항만 금융 생태계 강화, 지역 중소기업 금융 지원, 디지털 금융 혁신 추진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