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다음달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중·일 ‘중재자’ 역할하나

입력 2025-12-08 20:57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비공식 약식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일본 나라현 나라시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북아 역내에서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8일 여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쯤 1박 2일 일정으로 방일하는 방안을 놓고 한·일 외교당국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출신 지역이자 지역구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셔틀 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말씀드렸다. 본인도 아주 흔쾌히 좋아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방일할 경우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5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처음 만났다. 이후 이 대통령이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향하던 중 일본 도쿄를 찾았고, 이시바 전 총리가 지난 9월 부산에 답방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 APEC을 계기로 방한하며 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 지속 의지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에도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만났지만, 비공식 약식 회담으로 이뤄졌다.

일본은 당초 다음달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탓에 중·일 관계가 악화되며 중국이 참석을 거부했다. 양국 사이엔 이후 군사 갈등까지 벌어지며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태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동북아 국제질서에서 일본과 중국 사이 중재자 역할을 발휘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중·일 갈등에 대해 “중재나 조정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과 일본 중 어느 나라를 먼저 방문할지 등 구체적 일정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