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털자” 연말 수입차 할인 전쟁…승승장구 테슬라, 무이자 할부 승부수

입력 2025-12-09 05:01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수입자동차 시장이 연말을 맞아 대규모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내년부터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체들이 ‘연내 재고 털기’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테슬라도 모델3 무이자 할부를 앞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식은 흐름을 보였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27만8769대다. 이중 테슬라 판매량(5만5594대)을 제외하면 22만3175대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테슬라를 포함하면 16.3%이지만, 제외하면 5.6%에 그친다. 같은 기간 테슬라만 보면 95.1% 급증했다. ‘테슬라 효과’ 덕분에 전체 시장이 커 보였을 뿐, 실질적인 성장세는 둔화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5000만원대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Y 주니퍼가 큰 인기를 끌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점유율을 잠식했다”며 “연말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브랜드별로 할인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구매 시 200만원 유류비 지원 또는 최장 60개월 저금리 할부를 제공한다. CR-V 하이브리드에는 액세서리 50% 할인과 재구매 고객 130만원 혜택을 더했다.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겨울철 주행 불안을 겨냥한 ‘렛 잇 스노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신규 계약 고객에게 툴레 상품권(100만원)을 추첨 증정하고, 시승 인증 이벤트를 통한 선물 제공으로 고객 유입 확대에 나섰다.
캐딜락 전기차 리릭. 캐딜락 제공

미국 브랜드 캐딜락은 관세 협정 타결로 미국산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흐름을 반영해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리릭은 1700만원 현금 할인과 60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0%) 또는 1700만원 선수금 지원을 제공한다.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는 평생 엔진오일 무상교체, 3%대 저금리 할부·리스 혜택 등을 내걸었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 제공

테슬라도 연말 프로모션에 참전했다. 삼성카드와 협업해 모델3 RWD를 36개월 완전 무이자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48·60개월 할부도 차량 가격에 따라 0~0.5% 금리를 적용한다. 사실상 대부분 기간에서 무이자에 가까운 조건이다. 인기 차종인 모델Y와 고가 라인업인 S·X, 사이버트럭 등도 최대 60개월까지 3.6~3.9% 수준의 저금리 할부를 제공한다.

내년에는 할인 경쟁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입차 딜러사들이 최근 신규 발주량을 줄이면서 내년 중반 이후 공급이 다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수입차 딜러사는 1년~1년 반 전에 발주를 넣는다. 연말 대규모 할인으로 재고를 비우면 내년에는 가격이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말 할인은 이달이 사실상 정점일 것”이라며 “재고가 빠지고 개소세 혜택까지 종료되면 내년부터 가격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