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유산 계승”…새중앙교회 박중식 원로 천국환송

입력 2025-12-08 14:48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가 8일 경기도 안양 예배당에서 열린 박중식 원로목사 천국환송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가 8일 경기도 안양 예배당에서 고 박중식 원로목사 천국환송예배를 열었다. 지난 4일 향년 71세로 별세한 박 목사는 1983년 교회를 개척해 제자훈련과 선교 중심 사역을 이끈 인물이다. 예배당에는 성도와 선교사, 교계 인사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예배는 황덕영 목사가 인도했다. 황 목사는 요한복음 11장 25~26절을 본문으로 “박 목사는 평생 부활과 생명을 전한 목회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가까이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천국 소망으로 하루 하루를 견뎠고 병이 깊어져도 교회를 향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은퇴 이후 박 목사는 강단에 서지 않았다. 몸이 굳어가는 모습을 성도들에게 보이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황 목사는 “남은 설교들에서 가장 강하게 강조한 것은 영혼구원과 선교였다”며 “그 바통을 이어 받아 교회가 비전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예배 중 상영된 영상에는 작은 상가 건물에서 시작한 개척 초기부터 국내외 선교, 구제·복지 사역, 다음세대 훈련까지 고인의 목회 여정이 담겼다. 새중앙교회는 그의 지도 아래 전문인 선교훈련, 이웃초청잔치, 새생명축제 등을 이어오며 ‘가르치고 치료하고 전파하는 교회’를 표방해 왔다. 교회가 추진하는 ‘비전 100·1000·10000’(북한교회 100개 건립·세계교회 1000개 건립·선교사 1만명 파송) 전략도 고인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추도사에서는 박 목사의 긴 투병과 헌신이 다시 언급됐다. 개척 시절부터 함께한 김인현 장로는 “육신의 고통 속에서도 성도 방문과 기도를 멈추지 않았던 목회자”라고 회고했다. 김 장로는 “넘어지고 떨리는 몸으로도 전도와 선교를 붙드셨다”며 “잠시 헤어지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 파송 1호 선교사 성진호 선교사는 “1988년 고인의 제자훈련을 통해 신앙이 자라 선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박 목사님은 제 영적 스승이고, 나는 그의 열매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유족 인사는 아들 박주현씨가 전했다. 박씨는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은 큰 교회를 세웠기 때문이 아니라, 가정예배와 일상에서 나눈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삶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이라며 “파킨슨병의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고, 영혼을 품는 일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고통에서 벗어난 지금, 참된 안식을 누리고 계신 줄 믿는다”며 “부활 소망을 품고 아버지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