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면 ‘오분자기 뚝배기’ 그리우셨죠?… 사라지던 오분자기 다시 돌아온다

입력 2025-12-08 12:53
오분자기 뚝배기. 코파일럿 생성 이미지

생산량이 급감해 전복 뚝배기에 토속 음식의 자리를 내어주었던 오분자기가 자원 조성 사업의 성과로 다시 생산량을 회복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2012년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앞바다에 오분자기 치패 방류사업을 집중 추진한 결과, 2014년 178㎏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지난해 1606㎏까지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도 1400㎏ 이상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류 개체가 자연 산란해 부화한 치패가 확인되면서 자원 재생산 체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오분자기는 전복과에 속하는 작은 패류다. 최대 8㎝까지 자라며, 4㎝ 이상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1995년까지만 해도 매년 159t이 생산돼 제주 향토음식의 핵심 재료로 널리 쓰였지만, 2000년 이후 급감해 최근에는 3~4t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전복이 양식으로 전국에 유통되는 것과 달리, 오분자기는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 생산돼 사실상 제주도에서만 음식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제주도도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5년간 50억원을 투입하는 ‘오분자기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생산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한림읍 비양리·금능리·협재리와 구좌읍 한동리 등 4개 마을어장에 산란 시설물과 서식 블록을 설치하고, 종자 방류와 먹이 자원 조성 등을 통해 체계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분자기는 얕은 수심에 서식하고 고수온에 강해 기후변화 적응력이 높으며, 고령 해녀들의 안전한 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먹이 역시 해조류보다 암반에 붙는 규조류(돌말류)를 선호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조류 감소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서식이 가능한 종으로 평가된다.

현재 해녀들이 채취한 오분자기는 ㎏당 4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에는 약 35개 정도가 들어간다.

강봉조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오분자기는 기후변화 시대에 적합한 마을어장 수산자원”이라며 “자원 조성과 함께 마을어장 생태복원 연구를 강화해 제주 바다의 생태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분자기는 전복에 비해 껍데기 구멍이 5개 정도로 적고, 전체적으로 둥글고 표면이 비교적 매끈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