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박찬운 자문위원장은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49)이 과거 소년범이었단 사실이 알려진 뒤 은퇴를 선언한 데 대해 “집단적 린치일 뿐”이라고 8일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인간의 전 생애를 소년 시절 기록 한 줄로 재단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라며 “비행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희망을 꺾는 사회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주말 배우 조진웅이 청소년기 범죄 전력 논란 끝에 은퇴를 선언했다. 나는 이 소식을 접하며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분노의 대상은 배우가 아니다. 그를 끝내 무대에서 끌어내린 이 사회의 비정함”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문제의 ‘범죄경력’이라는 것은 성인이 아닌 소년 시절 보호처분 기록”이라며 “소년 보호처분은 국가가 소년을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라 교정과 보호를 통해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말해 그 목적은 오직 하나 소년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진웅 삶을 두고 “바로 그 제도가 지향하는 목적을 가장 성공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방황하던 소년이 수십 년의 노력 끝에 대배우로 성장했으며,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으며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는 게 박 위원장 생각이다.
박 위원장은 “이것이야말로 놀라울 만한 인생 성공 스토리”라면서 “더 나아가 그는 ‘갱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인물로 비행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소년 시절 상처를 다시 파헤쳐 도덕의 이름으로 재판정에 세웠고, 그가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단숨에 무효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끝내 스스로 무대를 내려가게 했다”면서 “이게 정의인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박 위원장은 “이게 과연 어떤 교육이고 어떤 공정인가. 한 번의 잘못이 평생 낙인이 된다면 ‘갱생’이라는 개념은 존재 이유를 잃는다”면서 “소년보호제도는 껍데기만 남고, 사회는 사실상 평생형 낙인 체제를 운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분위기가 청소년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며 “진정 사회 안전을 고민한다면 우리는 성공한 갱생 사례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진웅 인생 스토리는 우리 사회가 환영해야 할 희망의 이야기”라며 “한 인간의 전 생애를 소년 시절 기록 한 줄로 재단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나는 조진웅의 복귀를 희망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조진웅 과거 범죄 이력은 지난 5일 연예매체 디스패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매체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력 사건 등에 연루돼 소년원 생활을 했으며, 데뷔 이후에도 폭행과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조진웅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