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은 추운 겨울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2007년부터 연말 대표 캠페인 ‘산타원정대’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일보와 초록우산 경기북부지역본부는 연말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아이들의 곁을 지키며 희망을 전하는 ‘현실 산타’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공동기획 캠페인 ‘산타의 이야기, 내 곁에 산타!’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연말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후원자·자원봉사자·수혜 아동 등 평범한 이웃들이 만들어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기 위해 마련됐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진심을 담아 “누구나 누군가의 산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국민일보와 초록우산 경기북부지역본부는 연말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아이들의 곁을 지키며 희망을 전하는 ‘현실 산타’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공동기획 캠페인 ‘산타의 이야기, 내 곁에 산타!’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연말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후원자·자원봉사자·수혜 아동 등 평범한 이웃들이 만들어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기 위해 마련됐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진심을 담아 “누구나 누군가의 산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경기 고양지역 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29명의 크리스마스 선물 소원을 이뤄준 이소희 서호랩 대표를 만나 ‘산타 소원상점’ 참여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길을 멈추게 한 질문, 그리고 예상치 못한 첫 나눔
2019년 어느 늦은 밤, 이소희 후원자는 문득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라는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때 마침 휴대전화 화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 광고가 지나갔다.
평소라면 넘겼을 장면이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이 붙잡혔다고 했다.
“지구 어딘가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그게 내가 괜찮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충동 같은 마음이 첫 해외아동 정기후원으로 이어졌고, 작은 실천은 어느새 그녀의 일상이 됐다.
그리고 올해 연말, 퇴근길에 도착한 ‘산타 소원상점’ 안내 문자가 새로운 선택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누군가의 소원을 직접 선택하는 산타가 되어 보기로 한 것이다.
▲ “이건 단순한 선물이 아니구나”…한 줄의 글이 전한 울림
수십 개의 소원 중 이소희 후원자의 눈을 가장 오래 잡아둔 것은 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편지였다.
그곳은 기초생활수급 가정,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매년 소원을 적어 초록우산을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왔다.
아이들이 남긴 글은 장난감 이름도, 물건 목록도 아니었다. 대신 이렇게 시작했다.
“올해는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어요. 선생님, 올해도 저희의 산타가 되어 주실 거죠?”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 나를 잊지 않았다’는 경험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읽자마자 마음이 움직였어요. 이 아이들에겐 선물이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너를 응원하는 어른이 있어’라는 신호라는 걸 느꼈거든요.”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도 이렇게 말했다. “선물을 받아본 경험 자체가 낯선 아이들이 많아요. 그래서 산타 소원상점은 아이들에게 ‘세상에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시간이에요.”
아이들이 적은 소원은 단순히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이어지는 약속에 가까웠다. 이소희 후원자는 그 약속의 한쪽을 기꺼이 잡아들었다.
▲ “나눔은 결국 제 마음을 돌보는 일 같아요”
나눔을 이어가는 이유를 묻자, 이 대표는 잠시 웃더니 솔직하게 답을 내놓았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나눔은 저를 위한 일이에요. 제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잊지 않게 해주거든요.”
그녀는 나눔을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장치’라고 표현했다.
정기후원이 쌓일수록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그게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했다.
“우리가 세상을 다 바꿀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제가 완전히 무관심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제 마음도 단단해져요.”
그리고 아직 나눔이 낯선 사람들에게 이소희 후원자는 이렇게 조언했다.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움직일 때 시작하는 거예요. 꼭 큰 금액이 아니어도 돼요.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면 됩니다.”
▲ “누군가의 겨울을 밝히는 건 결국 서로의 마음이에요”
이 대표가 생각하는 ‘내 곁의 산타’는 멀리 있는 인물이 아니다. 바로 매일 부딪히며 일하는 회사 동료들이다.
“연말이면 직원들이 먼저 떠올라요. 다들 각자 바쁘지만, 누군가의 산타가 되기 위해 작은 힘을 내줘요. 그런 사람들이 제게는 큰 위로죠.”
그녀는 ‘산타 소원상점’에 참여하는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아이들에게 건네는 건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믿어도 된다’는 감정이에요. 평범한 어른들이 서로의 산타가 될 때, 아이들의 겨울도 훨씬 따뜻해져요.”
올해 이소희 후원자의 선택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29명은 각자의 이름이 적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된다.
그 선물은 곧 ‘누군가 내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경험, 그리고 오래 이어질 희망의 기억이 될 것이다.
초록우산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진행하는 ‘산타 소원상점’은 아동들이 각자의 사정과 꿈을 담아 쓴 소원을, 후원자들이 ‘산타’가 되어 하나씩 들어주는 연말 캠페인이다.
작은 금액의 후원이라도 한 아이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장면을 선물할 수 있다. 올해 겨울, 우리도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산타가 되어보면 어떨까.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