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의존’ 끝낸 울산의대… 내년부터 본교 중심 교육체계 가동

입력 2025-12-08 10:17
울산대 전경. /울산대 제공

1988년 개교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서 교육을 이어왔던 울산의대가 37년 만에 울산으로 돌아왔다. 내년부터 본교 중심 의대 교육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의료 인재가 울산을 떠날 수밖에 없던 구조가 해소되고, 울산 의료 인프라와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해부학 실습실 등 핵심 교육 기반을 갖춘 아산의학관을 완비해 내년부터 예과·본과 이론 교육을 울산 본교에서 전면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그동안 부속병원 부재로 인해 기초·임상 교육 대부분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져 왔다. 이번 전환은 울산의대가 설립 37년 만에 지역 의과대학으로서의 독립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체계 변화는 울산시와 울산대학교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단계별 이행계획의 결과다. 2022년 입시요강과 교육 체계 정비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동구 전하동 옛 한마음회관의 소유권 이전 협의를 거쳐 교육 공간을 확보했다. 올해 3월 문을 연 아산의학관에는 실습실·도서관·학생 공간 등 교육의 핵심 인프라가 갖춰졌으며, 교수 연구실과 연구 시설은 내년 3월까지 추가 확충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예과 1학년부터 본과 1학년까지 이론 교육은 울산에서 전면 운영된다. 임상실습은 울산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등에서 분산 시행해 교육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병원의 임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혼합형 교육 모델’을 적용한다. 이는 지역 의료 수요 증가와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맞물린 상황에서 울산의 의료 인력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지난 7월 울산대학교와 ‘지역의료와 울산의대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해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정착하는 구조를 유도하고 있다. 시는 본교 중심 교육체계가 의료 인력 부족 해소뿐 아니라 울산대병원의 임상 경쟁력 강화, 지역 환자의 의료 접근성 제고, 의료·생명건강(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도 직접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이 추진해 온 미래 신산업 전략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이 키운 인재가 다시 지역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지역 의료 수준 향상은 물론, 관련 산업과 연구 생태계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울산의대가 본교 중심 교육체계를 갖추게 된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과 글로벌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울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