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스타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32)가 두 시즌을 함께한 FC서울과 작별한다. 그는 구단과 논의해 계약서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실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K리그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서울 구단은 5일 공식 발표를 통해 “2025시즌을 끝으로 린가드와 계약을 종료하고 이별한다”며 “린가드가 구단에 자기 축구 여정의 다음 무대를 펼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K리그와 구단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팀을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해준 린가드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긴 시간 고심했을 선수의 결정과 새로운 도전에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만 공식전 232경기 35골을 기록한 스타 플레이어로,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던 잉글랜드 대표팀 멤버이기도 하다. 2024년 2월 K리그1 FC서울 유니폼을 입으며 ‘역대급 영입’이라는 평가 속에 국내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K리그에서도 기대를 충족했다. 첫 시즌엔 26경기 6골 3도움, 올해는 34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두 시즌 누적 성적은 60경기 16골 7도움.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드문 주장 완장을 차며 팀 내 구심점 역할까지 해냈다.
구단은 내부적으로 연장 옵션 발동을 추진했지만, 린가드는 새로운 환경에서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밟고 싶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서울 구단은 그간의 헌신과 상징성을 고려해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FC서울은 “린가드와 오랜 시간 깊은 대화를 이어가며 팀과 조금 더 함께 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린가드의 의지가 분명했다”며 대승적 결단임을 설명했다.
린가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놀라웠다. 축구, 분위기, 그리고 이 클럽을 둘러싼 열정은 최고였고, 지난 2년 동안 여러분이 저에게 보내준 사랑과 응원, 그리고 따뜻한 격려는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서울에서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고, 언제나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며 “이제 저는 새로운 챕터를 준비하며 사랑하는 축구에 모든 것을 다하기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오는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멜버른전에서 마지막으로 서울 유니폼을 입는다. K리그 사상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스타 중 한 명이 남긴 발자취에 팬들의 아쉬움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