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준비 중인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29)이 계약 협상에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장 금액과 출전 기회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조건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다.
송성문은 5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최고 선수상을 받고 취재진과 만나 MLB 도전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관심을 보이는 팀이 별로 없어서 MLB 윈터미팅 때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라며 “남은 10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희망하는 팀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날 원하는 팀이 어떤 조건을 제안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제의가 올 때까지는 차분하게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지난달 송성문을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했고, MLB 사무국은 이를 즉시 공시했다. 201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송성문은 최근 두 시즌 동안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다. 지난해 타율 0.340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도 전 경기 출장해 26홈런·103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빅리그 진출을 준비하면서 논란이 돼온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두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송성문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필요 없다”며 “만약 그것을 넣겠다고 고집하면 미국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장 금액이 MLB 출전 기회와도 직결되는 만큼 내가 생각하는 기준 금액보다 작은 규모의 제안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한국 선수 상당수는 이 조항을 안전장치로 판단해 계약에 포함시켰지만, 오히려 구단이 처음부터 40인 로스터 등록을 꺼리는 부작용이 있었다. 윤석민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MLB에 진출한 선수들은 이 조항 없이 도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마이너에서 시즌을 시작해 MLB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넓힌 김혜성도 거부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송성문은 “(김)혜성이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본인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입단 제의를 받았다며 차분하게 기다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음 달 아빠가 되는 그는 “지금은 아내를 보살피면서 가정에 충실할 것”이라며 “미국에 가면 좋겠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