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AI 제조혁신 테스트베드”… 안효대 “영남 산업전주기 다시 짜야”

입력 2025-12-05 12:52
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그랜드머큐어앰배서더 창원에서 열린 2025 영남미래포럼 종합토론에 참석한 안효대 울산광역시 경제부지상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창원=권현구기자 창원=권현구기자

“영남권은 철강·조선·기계·석유화학·자동차·항공까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온 핵심 축입니다.”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4일 창원에서 열린 ‘2025 영남미래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부사장은 “수도권 집중과 청년 유출로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한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라며 “영남권이 함께 산업전주기 전체를 재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부시장은 울산 경제의 토대를 ‘대한민국 4대 주력산업 집적지’라는 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조선·자동차·석유화학·비철금속 산업이 한 도시 안에 모여 있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 규제, 인구 감소 같은 구조적 압력이 울산에서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울산은 기존 제조업에 AI·수소·친환경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산업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그랜드머큐어앰배서더 창원에서 열린 2025 영남미래포럼 종합토론에 참석한 안효대 울산광역시 경제부지상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창원=권현구기자 창원=권현구기자

울산의 조선 산업은 친환경·자율 운항 선박 등 차세대 기술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울산 조선소는 글로벌 ‘마스카 프로젝트’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민간과 협력해 미래 조선산업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추진 중이다. “울산은 국가 연구개발 통합 실증지로 선정돼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기술 실증을 진행 중”이라며 “전력구동 모빌리티 혁신 기술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산업은 더욱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안 부시장은 “중국·중동의 대규모 시설 확대로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고, 국제사회 ESG 규제로 기업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이를 구조 고도화 기회로 삼아 기업 현장의 공정을 AI로 분석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울산 AX’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이 AI 제조혁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는 이유로는 산업데이터 규모와 에너지 인프라가 꼽았다. 그는 “울산은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제조 데이터가 가장 풍부한 도시”라며 “이 데이터를 영남권이 공유하면 제조 AI 경쟁력이 수도권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아마존이 함께 추진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용지가 울산 석유화학단지 인근에 조성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826만4400여㎡(250만 평) 규모 부지에 전력 자체 보유, LNG 냉열 활용 등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전력 여력도 강점이다. 안 부시장은 “현재 103% 수준인 전력자급률이 내년에는 신고리 원전 상업운전으로 238%까지 오르고, 2030년에는 해상풍력까지 더해지면 300% 이상으로 올라간다”며 “이 에너지 여력을 영남권 AI 산업과 제조 혁신에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 유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울산 고교 졸업생 1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으로 간다. 울산 대학 졸업생 5800명 중 60% 가까이도 수도권에 머무른다”며 “이 흐름을 끊으려면 첨단산업 육성과 더불어 문화·예술 등 청년이 머무를 도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시장은 울산이 영남권 협력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부산의 해양물류, 대구의 모빌리티, 경북의 철강·반도체, 경남의 항공·우주 산업이 연결되면 소재–부품–완제품–물류까지 산업 전주기 전체를 공동으로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구조에 AI를 적용하면 수도권을 능가하는 새로운 발전 축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울산은 제조 기반·데이터·전력 인프라를 모두 갖춘 도시”라며 “산업 현장에 맞는 AI 기반 제조혁신을 중심으로 영남권 초광역 전략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