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기조 강화하는 美…잠정 체류 이민자 취업허가 기간 대폭 축소

입력 2025-12-05 11:5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에서 열린 국가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행사 이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망명, 인도적 차원 등 잠정적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들에게 발급하는 취업허가 유효기간을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다. 최근 백악관에서 주(州) 방위군 소속 병사가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총격범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3세계로부터의 이주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이민국(USCIS)은 난민으로 입국한 외국인, 망명 허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외국인, 추방이 유예된 외국인 등이 미국에 잠정적으로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허가증(EAD)의 최장 유효기간을 5년에서 18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정책은 5일 이후 접수된 EAD 신규 신청 및 갱신 신청건과, 신청 후 현재 심사절차에 처리 중인 건에 적용된다.

조지프 에들로 USCIS 국장은 “허가 기간을 짧게 해 재심사를 더 자주 하려는 것”이라며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때 취업허가 기간을 5년으로 늘렸던 조치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일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2023년 남부 국경을 통한 망명 신청자가 급증해 취업허가 갱신이 제때 이뤄지지 않자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교차로에서 순찰 중이던 주 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아프가니스탄 국적 이민자에게 총격을 당해 1명은 사망하고 1명은 중태에 빠진 사건 이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3세계 이주 영구 중단 선언에 따라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 등 19개 국민의 미국 이민 신청을 중단했다. 이들 19개국 출신 이민자에 대한 미국 영주권도 재검증하기로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