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하 생명보험재단)은 청년층의 불안과 정서적 고립을 주제로 한 공연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를 4일 서울 북아현아트홀에서 선보였다고 밝혔다. 공연은 청년 11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이번 공연은 생명보험재단이 새롭게 추진한 청년 마음공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비롯된 개인적 불안과 취업난‧경쟁‧양극화 속에서 누구나 겪는 사회적 불안을 연극으로 풀어냈다. 재단은 2011년부터 운영한 ‘SOS 생명의전화’에서 20‧30대 청년 내담자 비중이 전체 비중의 38.3%로 가장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이에 상담을 넘어 공연이라는 문화 언어로 확장하는 ‘연극 치유’ 모델을 선보였다.
무대에는 약 5개월간 예술치유학교 프로그램에서 캠프와 정기수업을 이수한 청년 11명이 직접 배우로 섰다. 인물들은 “내일 아침 눈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망한 인생인데 무슨 연애냐”라고 말한다.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오가는 일상, 직장에서의 번아웃, 관계 단절 등은 결국 “이런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관객은 공연을 통해 자신의 불안과 감정을 겹쳐보게 된다.
공연 직후에는 개그맨 김기리의 진행으로 ‘청년 마음공감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청년 배우들과 조연출은 연극 뒤에 숨은 마음 이야기를 들려주며, 불안을 대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관객과 공유했다. 한 청년 참가자는 “연극을 함께 준비하며 서로의 불안을 솔직하게 나누는 과정만으로도 큰 위로가 됐고, 앞으로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는 10일에는 관객 참여형 즉흥연극 ‘나의 이야기 극장’이 서울 북아현아트홀에서 개최된다. 관객이 직접 제시한 불안·감정·관계 고민을 전문 배우들이 즉석에서 연기로 풀어낸다. 이지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본부장은 “청년들은 일상적인 불안과 고립감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세대이지만 이를 털어놓거나 도움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청년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지난 14년간 서울 한강교량 20곳에서 ‘SOS 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1만42건의 상담과 2265명의 자살 위기자를 구조했다. 내년 5월에는 서울숲에 도심형 상담전화 ‘SOS 마음의전화’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