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 주도로 수출 첫 7000억 달러 전망…“내년도 상승 흐름”

입력 2025-12-05 11:10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전경. 국민일보 DB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하고 내년에도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상승의 주요 요인은 반도체와 선박이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040억 달러, 수입은 0.3% 감소한 6300억 달러, 무역수지는 74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7000억 달러 첫 달성의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와 선박을 꼽았다.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차세대 반도체 수요 급증과 제한적인 생산라인에 따른 반도체 단가 급등이 맞물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의 경우 2022년~2023년 집중적으로 수주한 고단가 선박(LNG운반선 등)이 차례로 인도되면서 올해 수출이 2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급감했던 자동차는 유럽연합(EU) 등 미국 외 시장으로 수출이 다변화되면서 소폭 회복세(1.6%)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미 협상 타결로 인한 관세 인하 기대감으로 11월 대미 수출이 회복세(13.7%)로 돌아섰고, 연말까지 대미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반면 철강(-9.4%)은 대미 50% 관세 부담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이어지고, 석유제품(-11.7%)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져 수출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반도체·SSD·무선통신기기 등 IT품목이 수출을 주도하며 플러스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수출은 올해 대비 1.0% 증가한 7110억 달러, 수입은 0.5% 증가한 633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7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5.9%)는 내년에도 AI 추론 수요 확대와 공급 제한으로 견조한 단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SD(10.4%)는 AI 인프라 및 스토리지 수요 증가로 기업용 SSD 중심의 수출 증가가 예상됐다.

디스플레이(2.9%) 역시 IT 제품의 OLED 적용 확대와 스마트폰의 고부가가치화 등 우호적인 수출 여건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자동차(-1.0%)는 기저효과와 점진적인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소폭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제품(-13.3%)은 유가가 50달러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단가가 크게 떨어져 두 자릿수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6.1%)도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 움직임과 지속적인 공급과잉으로 올해에 이어 수출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2.0%) 역시 미국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정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확산하면서 수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수입(0.5%)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산유국의 증산 중단 가능성, 수출용 반도체 및 제조장비 수입 확대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보합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 글로벌 교역 성장세가 매우 제한적이고, 미국 중간선거 등 여전히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이라며 “중동·아세안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K-콘텐츠 및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 저변을 지속해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