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의 작심비판 “尹 절연 없이는 똥 묻은 개”

입력 2025-12-05 11:02 수정 2025-12-05 11:19
국민일보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5 국민금융포럼에서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윤웅 기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이재명정권의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와신상담의 자세로 다시 한 번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다’ 이런 이야기는 더 하면 안 된다”고 장동혁 대표를 직격했다. 3선 중진인 윤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장 대표가 주재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힌다)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에 이어 네 번째로 발언한 그는 작심한 듯 계엄에 대한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 비판이 만만하지 않다. 사법농단, 국정농단을 아무리 저지르고 대장동 항소를 포기하는 정말 상상 밖의 행동을 해도 통 지지율이 60% 가까이 간다”며 “우리 당 지지율은 과락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 우리 당에 대한 비판, 우리가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이없는 계엄을 하고, 그 계엄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줬다”며 “그런 비상계엄에 대해 잘못했다는 인식을 아직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우리가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니 우리가 아무리 이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며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상 이 대통령과 이재명정부는 우리가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을 제일 싫어할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만 국민들이 우리에게 마음을 주고, 이재명정부가 국정 분탕질을 마음 놓고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를 비판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 자신들이 더 비판할 자격을 갖추자고 말하고 싶다. 메신저 거부 현상을 벗어나야 우리의 오늘 메시지가 국민께 더 다가가고 들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을 대선 전 국민의힘으로 영입한 배경에 대해서도 “우리가 2021년 민주당과 더 가까운 윤석열 당시 후보를 정권 교체라는 목표 하나를 위해, 또 중도층 국민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배신자 소리를 들어가며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라는 논리로 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었다”며 “그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당이 살고, 우리 당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지난 3일 “계엄은 의회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장 대표의 방향성 전환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우리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지지 세력, 한편으로는 당대표를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섭섬함은 지선을 이겨서 보답하면 된다”며 “몇들 간 배신자 소리 들어도 된다. 지선 이겨서 대한민국을 살려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내란 프레임이 지긋지긋하지도 않나. 이 상태로 가면 지선 지면 내란 딱지는 5년 내내간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우리는 윤석열 후보를 당시 내로남불 문재인 정권 연장 막기 위해 외부서 스카웃해온 사람이고, 우리와 당시 큰 연결고리도 없었다”며 “우리당과 계엄 사전에 논의한 적도 없다. 논의할 생각조차 안 한 사람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계엄을 벗어던지면 내란 프레임은 더 통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이 우리에게 다시 눈길을 줄 것”이라며 “내란 우려먹는 거 1년이면 유효기간 끝났다고, 여러 특검들 지긋지긋 하다고 국민이 들고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계엄에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가장 싫어할 것이며 우리는 그 길로 가야 한다”며 “저는 이게 저 무례한 이재명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