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내성 생겼나’ 쿠팡 이용자수 더 늘었다

입력 2025-12-05 09:47 수정 2025-12-05 10:01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일간 이용자 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나 KT 등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이미 여러 번 겪은 소비자들에게 내성이 생긴 데다, 쿠팡 보안 체계 점검을 위한 일시적 트래픽 증가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다.

5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약 3370만명 회원정보 유출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일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798만8845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발표 전 일주일 동안의 DAU는 1500만~1600만명이었다. 앱 신규 설치 건수도 사고 당일 1만5741건에서 지난 1일 4만7700건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자신의 정보가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DAU는 접속만 해도 수치에 포함되기 때문에 구매 목적이 아닌 개인정보 변경이나 계정 상태 점검을 위해 앱을 연 사용자도 모두 집계된다. 쿠팡 로그인 이력, 안내문 확인, 비밀번호 변경 등을 하려는 소비자가 DAU를 끌어올렸을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유출 사태에서는 이탈보다 ‘확인 트래픽’이 먼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앱 신규 설치가 증가한 것도 삭제 후 계정 상태 확인을 위해 재설치한 경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규모 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쿠팡 이용자 수가 줄지 않을 거란 전망도 많다. 최근 SKT나 KT 등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소비자에게 내성이 생긴 데다 정보 유출에 따른 직접적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아서다. 쿠팡의 새벽 로켓배송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락인 효과’(고객 잠금 효과)에 갇혀 쿠팡을 이탈하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과 실망감이 크더라도 새벽배송 등 쿠팡의 특화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