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韓, 챗GPT 사용 29% 업무용… 한국기업 AX 지원할 것”

입력 2025-12-04 18:42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픈AI 제공

오픈AI 코리아가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픈AI의 첫 공식 파트너로는 삼성SDS가 지목됐으며 내년을 기점으로 협력 기업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개인 사용자는 AI 기술을 통해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지만 그들이 기업으로 모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혜택과 경제적 가치는 더욱 커진다”며 “오픈AI 코리아가 국내 기업의 AI 전환을 돕는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삼성SDS를 국내 첫 공식 채널 파트너로 삼았다. 김 대표는 “이달 내 삼성SDS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삼성SDS는 삼성그룹을 넘어 국내 다양한 기업을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초에도 채널 파트너 몇 군데를 더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출시 3년을 맞은 챗GPT가 단순 도구를 넘어 일상의 동료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챗GPT 일일 메시지는 지난해 6월 기준 4억5000만건에서 올해 6월 26억3000만건으로 1년 만에 약 6배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AI 활용률이 남다르다. 인구당 챗GPT 유료 사용자 비율이 세계 1위 수준이다. 서울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 사용률 세계 1위 도시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좋은 디바이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다”며 “남녀노소 모두 새로운 기술에 열려 있어 기술의 잠재력을 가장 잘 활용한다”고 말했다.

오픈AI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업무’에 챗GPT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문서·이메일 작성, 서류 번역 등 업무 목적의 활용이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전 세계 사용자들은 챗GPT를 운동, 건강, 생활 정보 등 실용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29%)가 가장 많다.

김경훈(왼쪽부터)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와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상무),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 AI 사업 담당(상무)이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픈AI 제공

김 대표는 이 같은 배경이 한국 기업의 AX를 가속하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의 AX에 오픈AI의 협력이 더해지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협업 방식으로는 ‘바텀업’(bottom-up)과 ‘톱다운’(top-down)을 동시에 제시했다. 바텀업은 오픈AI의 기업용 AI 솔루션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전 직원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톱다운은 기업 자체 프로그램에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접목해 기능을 확대 개발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GS건설과 LG유플러스의 AI 도입 책임자가 참석해 오픈AI와의 협업 성과를 공유했다. GS건설은 지난 8월 국내 건설 업계 최초로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다. 회사는 임직원들이 단순 보고서 작성이나 아이디어 제공에 도움을 받는 것을 넘어 코딩을 활용해 건설 현장 근로자 작업 지시 애플리케이션까지 직접 제작하는 등 다양한 업무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API를 활용해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구축했다. 오는 16일에는 오픈AI API를 기반으로 제작한 AI 콜센터 ‘에이전틱 콜봇 스탠다드’를, 내년 상반기에는 ‘에이전틱 콜봇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구글의 ‘제미나이3’ 출시 등 위협적인 경쟁자들의 출현에 대해서는 “어떤 모델이 어떻게 가느냐보다 우리의 로드맵대로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감사하게도 잘 가고 있고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