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전통 의식 '알 아얄라(Al-Ayyala)’가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의식은 UAE 현지에서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여성들이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좌우로 세차게 흔드는 행위를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UAE를 국빈 방문한 바 있는데, 당시 해당 의식을 받으며 환대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UAE 대통령궁에 입장하자 양 옆으로 늘어선 수 십명의 아랍 여성들은 흰 옷을 입고 해당 의식을 펼쳤다. 국내에선 해당 모습이 흡사 처녀 귀신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존재했지만, 이는 귀한 손님에게 영적인 축복을 내린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을 접하고 우리나라 최고 수장이 해외에 나가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앞섰다. 다만 의료진으로서 해당 의식을 보며 현지 여성들의 목 건강이 우려되기도 했다.
알 아얄라 의식은 어찌 보면 ‘헤드뱅잉’을 연상케 했는데, 해당 행위는 목 디스크와 관절, 인대에 모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목 근육이 약한 사람이나 거북목 증세가 있는 사람이 갑자기 머리를 흔들게 되면 목 주변 인대와 근육이 손상돼 경추의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목 디스크가 발현될 수도 있다. 실제 몇 해 전 로커 출신 배우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목 디스크 통증을 이유로 공연 시 가급적 헤드뱅잉을 자제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목 디스크 증상은 디스크가 탈출한 정도와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통상 목 뒤에 뻐근한 통증이 발생하며 두통과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아울러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근이나 척수를 압박하면서 어깨, 팔, 손가락 등의 저림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경추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이에 만약 앞서 언급한 목 통증 증상이 발현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아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목 디스크는 상황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추나요법과 침·약침을 포함한 한의통합치료 등 비수술 치료법으로 호전세를 보일 수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환자의 틀어진 뼈와 근육을 교정하는 수기 요법으로 신체 균형 회복을 통해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인다. 침 치료는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 기혈 흐름을 원활히 하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해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빠르게 염증을 해소해 통증을 가라앉힌다.
특히 경추 질환자에게 약침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국제 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는 일반적인 물리 치료보다 목 통증 개선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약침 치료군(50명)과 물리 치료군(51명)으로 나눠 치료 경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약침 치료군의 목 통증 시각통증척도(VAS, 0~100)가 치료 전 63.9에서 치료 후 30.7로 33.2점 개선됐다. 반면 물리 치료군은 17.4점 감소하는데 그쳤다.
알 아얄라 의식이나 록 페스티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헤드뱅잉 모두 즐거움을 표현하는 행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격렬한 해당 행위는 심한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평소 목 건강에 자신이 없다면 무모한 시도를 하지 말 것을 권한다.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장